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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휴대폰 도난, 분실시 요금 폭탄 주의보

해외서 휴대폰 도난, 분실시 요금 폭탄 주의보

해외 로밍 서비스를 받은 휴대폰을 분실한 뒤, 이 도난 전화기로 이뤄진 통화와 문자 서비스 등 우리 돈 1억7000만원의 이용료 고지서를 받아들었던 한 호주 남성이 3년간의 법적 소송 끝에 이 막대한 고통에서 벗어나게 됐다.

8일 호주 A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호주 빅토리아에 사는 소프트웨어 회사 중역인 킴 베버리지는 휴대전화 로밍비용 19만100 호주달러(약 1억7000만 원)의 지급을 둘러싼 3년간의 소송 끝에 지난달 빅토리아주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엄청난 로밍 서비스 이용료의 발단은 2014년 베버리지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회의에 참석하면서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회의 주제도 ‘통신사 요금  지급’ 관련이었다고. 베버리지는 통신서비스 재판매 사업자인 텔레초이스에 보증금을 내고 하루 상한액을 설정해 국제 로밍서비스를 이용했다.

그러나 그는 출장 중에 동료들과 밤늦게 외출을 했다가 오전 5시30분쯤 이 휴대폰을 소매치기당했다. 그리고 20시간 뒤인 다음날, 그는 이 호주통신사에 도난 신고를 했다. 호주통신사에서도 “내 전화기에서 여러 의심스러운 통화와 이용 움직임이 포착돼, 이 폰 서비스를 막 차단했다”고 알려줬다.

그러나 귀국 후 1주일이 지났을까, 베버리지는 19만1000 호주달러가 적힌 이용료 고지서를 받았다. 그런데 도난당해서 차단되기까지 20시간 동안에 무려 4484통의 통화가 있었고 이용 시간만 1161시간에 달했다. 수천 통의 문자 메시지도 있었다.





20시간에 통화시간이 1161시간? 도무지 계산이 맞지 않았다.

베버리지는 "정교한 사기단이 내 휴대전화에서 심(SIM) 카드를 뽑아 다른 전화기에 꽂고 모든 수신 전화가 라트비아의 한 특정 번호로 포워딩 되게 하고, 이 서비스를 통해 수많은 통화가 이뤄진 듯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19만1000호주달러라는 이용료가 ‘경악’이라기 보다는 ‘황당’했지만, 통신사 입장은 달랐다. 고지된 금액 전액을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그는 통신업계 옴부즈맨 센터에도 연락했으나, 5만 호주달러(4500만 원) 이상이 걸린 사건은 자신들의 소관이 아니라며 법적 조언을 받으라는 답변뿐이었다.

결국 소송이 진행됐고, 주(州) 1심 법원이 업체의 전액 지급 요구가 "비양심적"이라고 하자, 통신사는 금액을 3만4000 호주달러(3000만 원)로 낮췄다.

그러나 베버리지의 변호인단은 통신사가 해외 로밍서비스 폰에 대해 착신 서비스를 허용한 것이 잘못이라는 주장을 폈고, 결국 1심에 이어, 지난달 빅토리아주 대법원도 베버리지에 대한 승소 판결을 유지했다.

베버리지는 "긴 싸움이었고 매우 스트레스를 받는 시간이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가족 모두는 해외에 나갈 때 선불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통신업계는 해외 로밍 서비스 규정을 개정해, 베버리지가 받은 고지서 폭탄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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